조선일보 종합1면 본교 기사 장식
"나, 자격증 딸래"…
"남 따라 대학 가느라 4년간 시간·돈 낭비… 취업도 잘 안돼"
수도권의 4년제 D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영훈(31)씨는 지난해 서울 본교 실내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. 4년간 등록금 2400여만원을 내고 D대학 졸업장을 받은 뒤 다시 2년제 대학에 들어간 것이다. 조씨는 D대학 졸업 후 지방의 건설회사에 취업했지만 전망이 어두워 보여 곧 그만뒀다. 그때 주변에서 직업전문학교를 추천했다. 전문 기술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도 더 잘된다는 것이었다. 조씨는 "비싼 등록금을 내고 다닌 4년제 대학이 취업을 하거나 회사 업무를 배우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"며 "후회한다"고 말했다.
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2년제 전문대나 직업전문학교를 찾는 학생이 늘고 있다.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,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에 다시 지원한 학생은 2008년 4314명, 2009년 4984명, 2010년 6308명으로 해마다 10~20% 증가하고 있다. 이런 과정을 거쳐 실제로 전문대에 들어간 학생도 2000년 908명에서 2010년 1535명으로 10년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.
전문대학교육협의회 측은 "특히 간호과나 물리치료과 등 취업이 잘되는 보건 계열에 4년제 졸업생들이 많이 몰린다"고 말했다.
2009년의 경우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68.2%, 전문대 졸업생 취업률은 86.5%였다. 취업할 때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살렸는지를 보여주는 '전공 일치율'은 전문대학 71%, 4년제 대학은 65.9%였다.
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"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안 돼 다시 전문대학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4년이라는 시간과 수천만원의 등록금을 낭비하는 것으로 개인적·사회적 문제"라며 "자신의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수능성적에 맞춰 '4년제 대학만 가고 보자' 식으로 진학하는 학생이 많아서 생긴 결과"라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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